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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글(기도글)

침 묵
/ 작성자 / : 관리자 2017-01-19
눈은 밝고
귀는 청명한데
내 가는 길
어찌 이리 위태로운가


신이 좋다더라.
강이 좋다더라
늦바람 실실거리며
꽤임 하는 귀척소리
솔깃한 입방아에


분별없는 몸둥아리
허사로운 발길질만
재촉하더니


이제려나 저제려나
멀지않을 임 계신 곳
단 한 번도
다다르지 못했었더라.


시간밥을 축내느라
목숨 값은 늘어가는데
눈 닫히고
귀는 멀어
비대해진 몸둥아리
차마 가눌 길 없어


그저 눈 발치로
하염없이 별 길만
헤매이다가


살덩어리 도려내는
애끓는 소리
내 탓이오.
내 탓이오.


그대 들리는가
이 죽어가는 소리를
그대 앎이려나
한 줌의 숨이라도
쉬이 휘날리고 싶은
이 심정을.


밤 길 따라 찾아 온
이 침묵이
혹 그대의 음성이려나
나 처음으로
빛처럼 드리운 그림자
그 한 가운데 속절없이
서 있었더라.